하남인(河南人)의 미래, K-스타월드(2)

- 왜 우리나라에는 K-팝 전용공연장 하나 없는 것일까? 지난 4월 17일 국무총리실에서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2023-06-30     곽태섭수석기자

          하남인(河南人)의 미래, K-스타월드(2)

- 왜 우리나라에는 K-팝 전용공연장 하나 없는 것일까?

지난 4월 17일 국무총리실에서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을 공동 위원장으로 하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 관계 장관을 위원으로 하여 미디어·콘텐츠산업 융합발전전략 및 정책방향 설정, 미디어·콘텐츠산업 융합정책 및 법제도 정비 등을 맡고 있다.

4월 말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 국빈 방문했을 때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가 한국에 25억 달러를 투자겠다고 하는 등 미국에서 K-팝, K-드라마, K-영화 등 국내 영상물 제작 생태계에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 바 있다.

방미 후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의 한 민간위원은 “넷플릭스가 25억 달러를 투자하면 뭘 하나? K-팝 종주국인 한국에 K-팝 전용공연장 하나 없는데...”라며 한탄했다고 한다.

BTS, 브랙핑크, 에이티즈 등 K-팝의 물결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는 그 흔한 아레나, 즉 음악전용 실내공연장 하나 없는 것일까?

공연·라이브음악 전문지 폴스타(Pollstar)가 2017년 발표한 세계 순위 200개 안에 드는 대형 아레나 중에서 인구 3.4억 명의 미국은 뉴욕의 ‘Madison Square Garden 아레나’ 등 117개의 아레나가 있고, 인구 6,770만 명의 영국은 런던의 ‘The O2’ 등 14개의 아레나가 있다. 그런데 인구 5,160만 명의 한국에는 단 한 개도 없다.

2017년 세계에서 가장 티켓을 많이 팔아치운 ‘The O2 아레나’

국내에서도 K-팝 전용 아레나 건설 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CJ가 2015년부터 경기도 고양시에 CJ라이브시티를, 카카오톡이 2018년부터 서울시 도봉구 창동에서 서울아레나 등 국내 최초의 아레나 건립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에 언론을 통해 들려오는 것들은 이들 사업들이 중단되었거나, 사실상 포기 상태라는 안타까운 소식들뿐이다,

선진국에서는 아레나가 유망 수익사업의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아레나 건립 사업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것일까? 해답은 수익성에 있다. 아레나 사업이 수익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세계 최대의 아레나의 하나인 영국의 ‘The O2 아레나’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다.

런던 동남부 템즈강 강변에 있는 ‘The O2 아레나’는 The O2 복합문화단지의 중심부에 위치한 돔 형태의 다목적 실내 공연시설이다.

한번에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The O2 아레나’는 2007년에 건축되었는데, 이는 과거에 밀레니엄 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돔 내부에 새로이 아레나를 설치하면서 실내 공연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소리울림(echoing)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었다.

‘The O2 아레나’는 2017년 144만개의 티켓을 팔아 관객 유치 세계 1위를 차지했는데, 비결은 대형 콘서트 외에 국제 스포츠, 박람회, 심지어 아이스하키 대회 등을 함께 유치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영국 록밴드 퀸(2007년), BTS(2018년), 블랙핑크(2022년), 에이티즈(2023년) 공연뿐 아니라, NHL 및 NBA의 프리시즌 경기, UFC, ATP 테니스 월드투어 파이널(2009∼2020년) 같은 스포츠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다.

우리나라에서 K-팝 같은 대형 공연장은 주로 잠실종합운동장이나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활용한다.

그런데, 이들 스포츠 시설에는 소리울림 방지시설 자체가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음악을 공연할 수도, 감상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음악 공연장을 건설하고,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한다. 다시 말해서 과거에는 스포츠 시설을 지어 공연을 했지만, 이제는 공연장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다.

수익성 측면에서 단연 앞설 수밖에 없는 K-스타월드

2023년 5월 미국에서 BTS 공연 티켓이 350달러에서 시작해서 1,000달러를 넘어섰다고 한다. 2022년 말 블랙핑크의 영국 티켓은 80만원에서 시작해서 100만 원이 넘었다고 한다. 2023년 대만에서 블랙핑크 티켓은 30~40만원 수준이었는데, 암시장에서 1,700만원에 팔렸다는 보도도 있었다. 테니스 US오픈 결승전 앞좌석 티켓은 500만원이다.

국내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2022년 초 BTS의 서울 공연 티켓은 16만원에서 시작되었고, 블랙핑크는 15~26만원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국내 K-팝 공연에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이유다.

국내에서 5천억 원 이상(CJ라이브시티 공사비만 2,000억원 수준, 서울아레나 5,284억원, K-스타월드 아레나 약 5,200억원 등)을 투자해 대형 아레나를 건설하고, 투자수익을 확보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입장료 인상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입장료 인상 없이는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CJ라이브시티나 서울아레나 사업의 추진이 부진한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고, 지리적으로 강남권과 15분 거리밖에 되지 않는 하남시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강남권에는 비싼 가격의 티켓을 구매해 줄 수 있는 유효 관객들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K-스타월드라는 세계적인 아레나가 들어서기에 ‘최적지’인 하남 미사아일랜드에는 그린벤트(GB), 수질규제 같은 가시들이 박혀있다. 하남시는 가시를 뽑아내기 위해 “민간자본을 활용한 수도권 K-컬쳐 집적단지 가능성” 연구예산을 문화체육관광부에 반영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은 하고 있지만 기초자치단체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

2019년 뉴욕의 ‘Madison Square Garden 아레나’가 166만장의 티켓을 팔아 2,457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하남에 세계적인 수준의 아레나가 건설된다면, 국익 차원에서 K-스타월드가 유망 문화산업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고, 하남시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국무총리실의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가 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끝.

- 경력

▲하남시 투자유치위원

▲하남일보 자문위원

▲전)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기획단장(차관보급)

▲전) 기획재정부 고위공무원, 예산실, 재정개혁국, 국고국 기획예산처 국.과장 역임.

▲행정고시 30회